
본 연구는 개인의 삶이 텍스트가 되고 평범한 일상의 인물들의 목소리에 주목하는 동시대 다큐멘터리 연극의 급격한 성장 속에서, 특별히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 연극을 통해 예술가의 삶과 현실이 어떻게 이야기되고 있는지 주목해 보고자 한다. 이때 삶과 현실이라는 것이 일견 나이브하게 인식될 수 있다고 판단해 그 외연을 좀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한 방편으로 신자유주의라는 키워드를 통해 삶과 현실의 연극적 재현양상을 조망하려 한다. 분석의 대상은 우주마인드프로젝트의 ‘서민경제 3부작’과 극단 드림플레이 테제21의 이다. 이 작품들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첫째, 연극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일상의 인물(배우)이 등장해 신자유주의 체제 속에서 어떻게 자기 역할(부모/자식/예술가/노동자/시민 등)을 수행하는지 자기 서사를 이야기하는 자전적 다큐멘터리 계열의 작품들이다. 둘째, 이들은 직·간접적으로 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자본론(Das Kapital)』을 호명/인용하고 있는 작품들이다. 본 연구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오늘날 현실을 이야기하기 위한 방편으로 왜 『자본론』이 연극무대로 소환되었는지, 나아가 그 현실은 연극적으로 어떻게 구성되고 있는지 주목해 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등장인물의“반체화적 태도(disembodied attitudes)”를 규명하고 관련 연기방법론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최근 들어 ‘체화(embodiment)’와 관련된 연구를 선도하는 여러 학자들은 공연예술가를 비롯한 인문학자들이 학제간 연구를 진행하면서 관련 개념을 혼동해왔다고 비판하였다. 따라서 연구자는 ‘체화’ 개념을 ‘특정 움직임 속에서 드러나는 정신적인 상태’와 관련하여 사용할 것이다. 우리는 움직이면서 그 움직임과 ‘이질적’이고 ‘배반적’인 마음 상태를 지닐 수 있는데, 연구자는 그러한 몸가짐과 마음가짐 모두를 ‘반체화적 태도(disembodied attitudes)’라고 규정하고자 한다. 등장인물의 반체화적 태도는, 설령 그것이 개인적이든 혹은 사회문화적이든, 관객이 관련 인물을 마음속에 강하게 각인하게 만들 수 있다. 게다가 반체화적 태도는 관객들로부터 여러 모순적인 감정적·인지적 반응들을 일으키면서 삶의 다른 면을 보여줄 수 있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첫째, 네 가지 체화주의 개념(4E cognition)을 중심으로 마음 현상에 관한 최근의 학문적 논의를 살펴보고, 이에 따라 “반체화적 태도(disembodied attitudes)”를 학술적으로 정리하고자 했다. 네 가지 체화주의 개념은 최근 들어 많은 연구자가 주목하는 것으로서, “체화적 인지(embodied cognition)”에서 시작되어 “확장적 인지(extended cognition)”, “구현적 인지(embedded cognition)”, 그리고 “행화적 인지(enactive cognition)” 등으로 분화·발전된 개념들을 통칭한다. 둘째, 루돌프 라반(Rudolf Laban)의 “에포트(effort)”와 “정신 에포트(mental effort)” 개념을 중심으로 반체화적 태도가 보여주는 움직임 및 마음 작용의 특질을 논의하였다. 셋째, 반체화적 태도의 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제기될 수 있는 여러 의문점들을 살펴보았다. 다시 강조하지만, 우리가 등장인물의 반체화적 태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관객을 집중시키고, 그들로부터 여러 모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면서, 삶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본 연구를 기반으로 반체화적 태도를 ‘연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도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추후에 반체화적 태도에 관한 영향미학적·현상학적 연구를 추진하는 것도 흥미로울 수 있다.
최근 필자는 현대 연극에서 가장 중요한 논의인 포스트모던 연극/예술과 이 포스트모던 연극/예술이 가지는 한계에 대하여 언급했었다. 하지만, 여전히 위계적 프레임 안에서 돌아가고 있는 우리의 사회구조적 현실 안에서, 포스트모던 사상이 주장하는 비-위계적, 탈-중심적 인식은 필수불가결하게 요구되어져야 한다. 그래서, 필자의 관심은 포스트모던의 탈-중심적 인식을 간직하면서 한 예술가의 작품이 지니는 독창성, 그 예술가의 영혼의 흐름, 내적 구성을 담보해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오브제의 물성에 머무르는‘전시된’ 연극 혹은 방향성을 상실한‘대안 없는 해체’로 향해가는 연극을 어떻게 대중과 소통가능하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고민은 얼핏 보면 아무것도 주장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한 예술가의 독창적인 힘을 드러내야 한다는 모순적인 두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포스트모던 예술에 대한 반성적 사유를 행한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Jacques Ranciere, 1940~ )의 모방적 방식의 차용가능성에 대한 깊이 있는 반성적 사유에 빚지며 이 문제를 풀어나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본 논문에서는 미메시스의 개념을 살펴보면서, 전통적 인식론의 주체와 객체의 분리를 극복하고자 했었던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과테오도르아도르노(Theodor W. Adorno, 1903~1969)의미메시스에 대한 생각을 간략하게 살펴본다. 이 이론가들에 의하면 미메시스는 대상을 자신의 것으로 소유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대상과 닮게 만들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메시스는 동일성 사유가 억압하는 비동일성을 사유하는 태도로서 언급된다. 미메시스에 대한 이러한 개념과 함께 그동안 연극사에서 다루어진 사실주의, 즉 두 가지 사실주의를 살펴보면서, 본 논문에서 다루고자 하는 제 3의 ‘새로운 사실주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 ‘새로운 사실주의’는 위의 두 가지 사실주의와 구분되면서 단순히 현실을 재생산하는 것과 전적으로 다른 미학적 의미를 조엘 폼므라의 『두 한국의 통일』과 최원종 작/연출의 를 중심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이 글에서는 ‘행위를 이행한다(to perform)’는 퍼포먼스의 미학을 수행적 실천으로 연결한 극단 신세계의 (2019)를 분석했다. 이때의 수행적 실천이란 타자의 고통에 대해 증언하는 목격자이자 공연의 수행자로서의 책무를 성찰하는 태도와 닿아 있다. 극단신세계의 는 단체 관광의 일상을 다크 투어리즘의 퍼포먼스로 구성한 작품이다. 이 공연에서는 문화적 퍼포먼스와 퍼포먼스의 경계를 넘나들며 범주화된 퍼포먼스의 개념을 성찰하는 한편, 일상화된 문화적 퍼포먼스에 내재된 위임된 수동성을 환기하여 우리 사회의 재난, 위험, 고통에 방관적 침묵자로 남거나 그것을 망각하려는 태도를 문제시했다. 특히 공연생산주체를 포함, 퍼포먼스에 참여하는 관객들에게 일상에서 익숙해진 포렌식 정보를 통한 탈-경험과 위임된 수동성을 성찰케 함으로써, 그들이 정보화된 ‘사건’의 방관적 관찰자가 아닌, ‘사건-공간’의 실천적 목격자로 정립되는 수행적 과정을 구현했다. 퍼포먼스의 수행적 실천이란 참여 관객에 의해 완성되거나 도달된다. 퍼포먼스의 참여 관객이 방관자가 아니라 증언하는 목격자로서 존재할 때 퍼포먼스의 수행적 실천은 가능할 수 있다. 그것은 또한 현대공연예술이 자율성을 앞세워 공적 책임을 방기한 채 예술로서만 존재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미학적인 것이자 윤리적인 것이며 정치적인 것으로 존재하는 한 방법이기도 하다.
본고는 1920년대 초반 귀족 조대호의 예술협회 후원활동과 창작희곡에 내재된 식민지 사회에 대한 상상력의 분석을 중심으로, 3·1운동 직후 국내 직업연극인 중심의 신극운동의 방향과 의미를 탐색하는 논문이다. 친일관료 조중응의 장자로 27세에 자작 작위를 받았던 조대호는 영친왕 이은의 일본 유학에 동행한 식민지 조선의 대표적 청년귀족으로, ‘신극운동 제일성’을 표방하며 계명구락부의 유지지식인 후원층에 힘입어 결성된 예술협회 활동의 최대 후원자이자 극작가였다. 본문에서는 민족개량적 입장에 가까웠던 예술협회 후원층의 특수성을 분석하면서, 조대호의 희곡 (1921.4)과 (1921.7)를 중심으로 창작희곡에 나타난 대속자이자 중간자로서의 지식인상 구현과 노동문제, 여성해방 모티프의 활용, 극작술의 변화와 의미를 분석하였다. 두 작품에서는 1920년대 초반의 노동문제, 여성문제에 대한 관심과 함께 다이쇼 데모크라시의 계몽적 지식인관의 수용의 측면을 발견할 수 있으며, 아울러 ‘일본’을 거세한 상태로 식민지 ‘민족’ ‘사회’를 상상하며 식민지 조선의 노동자층과 청년사회의 도덕개량이라는 측면에서 계몽적 관점의 ‘신극’ 운동에 접근하였던 1920년대 직업연극인으로 이루어진 ‘신극’ 운동의 특수성과 한계를 발견할 수 있다.
어느 시대든 과학기술은 세계관의 한계를 규정지어 왔다. 예술 작품의 제작과 해석은 이러한 세계관에 기반하여 이루어지기에, 과학의 발전은 예술 작품의 재해석을 자극한다. 프로이트가 발견한 무의식이 삶과 예술에 관한 정신분석적 해석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듯, 다윈의 진화론은 인간 심리의 제반 면모를 진화적 관점으로 이해하는 진화심리학의 발전을 이끌었다. 본 논문은 진화심리학에 기반하여 발전한 진화정신의학의 관점으로 를 분석하여 새로운 해석을 더 한다. 구체적으로는 알런이 보인 모습에서 불안, 중독, 망상이라는 정신병리적 특성이 드러나는 지점을 진화정신의학의 관점으로 해석한다. 진화심리학과 진화정신의 학은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을 진화적 시간에 걸쳐 파악하여 정상과 비정상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를 발견하였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사회, 문화적 맥락에 따라 변동됨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특징은 알런의 불안, 중독, 망상 증상에 잘 드러나고 이는 다이사트와 관객으로 하여금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대해 계속된 혼란을 갖게 만든다. 결국 이러한 혼란은 인간 심리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진화하는 과정에서 발달한 본능에 기인한 것이다. 본 논문은 지난 세기의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쓰인 예술 작품을 지금의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이해함으로써, 과학의 발달에 따른 인식의 변화에 발맞춘 예술 해석의 한 시도가 될 것이다.
동시대 연극은 공연자의 행위와 사건성을 기반으로 연극의 매체적 조건을 다양한 형식으로 활용한다. 연극예술은 몸을 매체로 하는 대표적인 예술 양식으로써 공동 현존을 전제하며 물질성의 지각을 통해 시공간적 리얼리티를 새롭게 구조화한다. 때문에 연극기호학적 측면에서 몸의 확장가치는 생성과 해체의 순환성을 토대로 개별 매체의 보편적이고 단일한 사유체계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점에 있다. 이는 미학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의 연관 속에서 자아와 타자 그리고 주변 세계에 대한 상호주관적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본 연구의 사례로 제시된 르빠주의 자전적 연극 (2015)은 기억에 관한 연극으로, 몸과 언어 그리고 기술매체의 통합을 통해 실재하는 대상을 ‘지각’하게 하는 동시에 부재하는 대상을 ‘상상’하게 한다. 그리하여 몸적 주체인 르빠주의 행위에서 발생하는 지각과 상상작용은 논리적이고 담론적 측면에 가려져 있던 신체적이고 감각적인 측면들을 드러낸다. 이처럼 알레고리적 사유를 이끄는 물질성의 지각과 상상은 텍스트 연극의 재현 양식이 추구했던 추론적 지성이 아니라 직관적 지성에 의해 연극을 그 자체로 경험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체화된 경험으로서의 연극을 이해하는 데 근거를 마련한다.
이 연구에서는 차범석 희곡 의 역사 극화 양상과 역사극으로서의 의의를 고찰했다. 이 텍스트의 역사극으로서의 의의는 우리 역사의 그늘진 부면이라 할 수 있는 친일 청산 활동 방해 공작과 정권 수호 목적의 연좌제 적용 등을 비판적 시각으로 극화한 점, 보수 정부에서 이념 프레임을 씌워 소외시켜온 학생독립운동을 처음으로 극화한 점 등을 꼽을 수 있었다. 그리고 차범석이 이 작품에서 거둔 희곡문학적 성취로는 모든 세대와 젠더를 아울러 역사의 주체로 인식해야 한다는 역사의식을 보인 점과 가족의 타자로만 그려지던 당대의 노인상을 전복해 보인 점을 들 수 있었다.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일어난 사건만을 단조롭게 재현한 점과 역사적 의미를 보편화시켜 제시하지 못하고 감성적으로 극화한 점은 시대적 공감을 얻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여 아쉬웠다.
본고는 한국 TV 멜로드라마에서 ‘감정’이 어떤 방식으로 형성되어 수행되는 지를 배우의 몸과 연기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감정이 교섭하는 지점이자 감정의 수행자로서 배우(의 연기)를 살펴보는 일은 시대의 문화적 정체성을 탐색하는 데에 중요한 요인이다. 시청-수용자는 이 배우의 표정, 몸짓 하나하나를 통해 감정을 전달받으며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본고에서는 TV 드라마 (2016), (2016), (2017)를 텍스트로 선정하여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배우의 연기를 비언어적인 표현과 언어적인 표현으로 나누어 감정 형성의 맥락과 구조를 살펴보았다. 우선 비언어적 표현의 대상 요소로서 배우들의 손짓, 고개짓 등의 몸짓을 몸짓주, 몸짓상, 몸짓 유형으로 세분화해서 분장, 의상과 함께 행동의 반복 여부/속도/크기/지속 시간 등을 분석하였다. 또한 얼굴 표정을 분석하기 위해 FACS를 도구로 활용하여 ‘눈썹과 이마/눈과 눈꺼풀/얼굴 아랫 부분(뺨, 코, 입)’인 세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언어적 표현의 대상 요소로서 연기와 대사를 구현하는 음성(목소리)을 분석하였다. 장면별 대사들의 끊어 읽기를 진행하면서 Praat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음의 높이(Pitch), 길이(Length), 강세(accent) 등을 살펴보면서 피치값, 지터값, 시머값을 산출하였다. 이들은 감정 형성과 관련하는, 의미 전달의 효율성, 심리작용, 말의 오르내림, 어투, 시간적 속도, 목소리의 고유성 등을 파악하도록 하는 데에 단서를 마련해 주었다. 이로써 배우의 연기는 드라마 서사와 유기적 관계 속에서 시·청각적으로 풍부한 감정을 표현하여 볼거리를 풍성하게 하며 감정적 동조를 일으키는 기반을 마련해 주었다. 또한 어떤 장면에서든 단일한 하나의 감정이 아닌 다중적이고 복잡한 내면의 정서를 연기하면서 장면의 의미를 풍부하게 하고, 배역을 매력적인 인물로 구성하도록 하였다. 아울러 세 편의 드라마가 표출하는 멜로드라마적 감정의 동일성과 차이성을 드러내었다. 이로써 감정 연구의 계량화 및 정량적 분석을 통해 감정 형성을 탐색하는 미학적·사회학적 접근을 이룰 수 있었다. 이와 같이 본고에서는 배우(의연기)가 수행하는 연기 표현 요소들을 분석함으로써 TV 멜로드라마의 감정이 형성되어 가는 방식을 탐색하였다. 배우(의연기)는 시청-수용자를 서사 세계에 감정적으로 관여시키면서 정체성 형성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중요하기 때문에 배우(의연기)를 통해 TV 멜로드라마에서 감정의 문제를 살펴보는 일은, 한 개인 및 사회·문화의 정체성을 가늠해 보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본고는 윤한솔 연출(그린피그 극단)의 (2013)에서 나타난 수행 전략 및 아이러니적 양상을 살피는 데 목적을 둔다. 이를 통해 극이 관객으로 하여금 초이데올로기적 담론을 형성할 수 있도록 추동하고 있음을 밝힌다. 초이데올로기적 담론이란, 아이러니에 의해 단일한 의미 전달이 지양되고, 수신자와 발신자의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발생되는 담론을 뜻한다. 의 수행 전략은, 배우와 관객 사이의 상호작용과 공동 이행을 촉구하는 것이자, 관객의 수행성을 적극적으로 추동하는 전략으로서, 아이러니적 효과와 맞닿아 있다. 따라서 본고는 극의 수행 전략뿐만 아니라 그것이 빚는 아이러니적 효과도 함께 주목함으로써, 작품이 단일한 의미망이나 획일적 이데올로기의 완벽한 형성을 지양하고, 관객 스스로 국가보안법 및 사법체계의 모순에 대한 초이데올로기적 담론을 형성할 수 있도록 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밝힌다.
본 연구는 2018년 9월 19일부터 10월 10일 사이에 있었던 경북도내 5개 대학에서 실시된 대학생들을 위한 데이트폭력 인식개선을 위한 치료적 공연에 대한 결과물이다. 현재 우리 사회는 ‘n번방 사건’에서 알 수 있듯, 디지털 성범죄, 가정폭력 등 젠더폭력이 심각한 상태다. 본 연구의 주제인 데이트폭력 또한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다. 그럼에도 데이트폭력을 개인의 사생활로 취급하여 문제의 심각성을 외면하고 이를 개인의 사생활로 취급하려는 사회문화적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난 이러한 안일한 태도는 데이트폭력을 더욱 양산하고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시킬 것이다. 데이트폭력의 피해자 또한 데이트폭력의 위험성과 폐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고, 막상 그러한 사태에 처하게 되었을 때 대처방안도 잘 알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예방 및 치료의 차원에서 데이트폭력의 심각성을 알리는 등 데이트폭력에 대한 인식개선을 목표로, 경북도내의 유관기관의 협조 하에 김천소재 B대학교 연극치료 동아리 학생들이 주축으로 치료적 공연을 실시하였다. 연극은 종합예술로써 현장감이 생생하게 살아있어 상호소통이 용이하고, 관객은 신체 감각을 통해 세계를 경험을 할 수 있는 까닭에 교육은 물론 치료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연극치료의 다양한 모델 가운데 연극 창조 과정과 공연 참여라는 연극적 방식을 통해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치료적 공연은 완결된 공연 형식을 가지고 있으며, 배우와 관객을 동일선상에 놓고 더불어 치료의 시간을 갖는다는 특징이 있다. 만일 무대에서 연출가-치료사, 배우-참여자, 관객-참여자가 일정한 주제를 설정하여 공연을 진행한 후, 토론을 곁들여 치료에 대한 성과를 일구어낸다면 이는 치료적 공연이라고 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 두 종류의 설문조사가 이루어졌다. 하나는 데이트폭력에 대한 인식개선과 관련된 6문항의 설문조사로 1문항은 공연 전에 5문항은 공연 전후에 걸쳐 실시되었다. 다른 하나는 공연 만족도에 대한 5문항의 설문조사로 공연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 및 공연 주제에 대한 인식 개선에 대한 내용으로 이루어졌고, 공연에서 좋았던 점과 개선할 점에 대한 서술형이 덧붙여졌다. SPSS 18.0을 통한 설문조사 분석 결과 본 치료적 공연은 대학생들의 데이트폭력에 대한 인식변화를 이끌어 냈으며, 가정폭력이 더 이상 가정 내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이며 범죄임을 인식시키는 효과도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치료적 공연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주제를 젠더폭력의 영역으로 확대시킨다면 더욱 커다란 성과가 있을 것이다.
『중첩』은 셰익스피어의 를 각색한 베네의 동명 희곡, 그리고 이 두 작품 사이의 변화에서 출발하여 소수 연극론을 개진하는 들뢰즈의 ‘빼기 선언’으로 이루어진 저작이다. 따라서 이 저작은 외견상으로는 두 텍스트(베네, 들뢰즈)의 중첩이지만, 내용상으로는 세 텍스트(셰익스피어, 베네, 들뢰즈)의 중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연구의 목표는 셰익스피어에서 베네로 가면서 생겨나는 변화의 지점들을 풍부하게 포착하고, 이에 기반해서 들뢰즈 소수 연극론의 핵심적인 세 논제를 해명하는 데 있다. 첫째, 소수 연극이란 다수 연극의 소수화에 다름 아니며, 이 소수화의 방법인 ‘빼기’는 한편으로는 연극 속의 권력(왕, 귀족 등)을, 다른 한편으로는 연극의 권력(저자의 권위, 원작의 불변성 등)을 제거하는 데서 성립한다. 둘째, 이러한 빼기는 작품 속에 잠재되어 있던 변이를 새롭게 현실화하는데, 이는 지배적인 의미작용과 기성의 질서에서 벗어난 소수성에 도달하기 위함이다. 셋째,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소수성은 동일한 소수적 정체성을 공유하는 집단(‘상태로서의 소수성’)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다수성과 ‘상태로서의 소수성’으로 이루어진 다수적 체계 자체로부터 벗어나는 소수성(‘되기로서의 소수성’)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배우의 소수자 되기를 경유하여 관객들이 경험하는 저마다의 소수자 되기에서 성립한다. 소수 연극은 관객들 저마다의 되기로 성립되는 민중, 즉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민중’에 호소한다는 데서 고유의 정치성을 갖는다.
본고는 퍼포먼스로서 ‘시’의 수행성을 살펴보기 위해 ‘신동엽의 서울시대’ 문학 기행을 텍스트로 삼아 퍼포먼스론적 관점에서 분석해본다. 그동안 ‘시’는 낭송보다는 읽는 시로서 인식되어 왔지만, 최근에 이르러 ‘시’를 낭송하고 행동화 하려는 일련의 퍼포먼스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은 본래의 낭송성을 복원하여 새로운 ‘시’의 정체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시대적 요청 속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이 텍스트를 중심으로 기존의 시적 관습에서 벗어나 ‘시’가 하나의 사건이자 행위로서 설명 가능한지에 대한 물음과, 이 ‘시’의 수행성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서 수행적 구현을 가능하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동시에 확인해 본다. 이를 위해 우선 퍼포먼스로서 시가 갖추어야 할 조건과 형식의 문제들을 살펴본다. ‘신동엽의 서울시대’는 퍼포먼스로서의 ‘시’를 수행하기 위해 퍼포머, 관객-참여자, 공간, ‘시’ 매체 등의 수행적 조건을 구비하고 있다. 또한 퍼포머가 수행하는 낭송, 짧은 상황극, 클로징 멘트와, 관객-참여자가 수행하는 낭송, 사진 촬영하기, 호응하기 등의 수행 형식을 활용하여 퍼포먼스를 이루어낸다. 이 수행적 요건들은 퍼포머와 관객-참여자가 맺는 상호작용적인 관계 방식에 깊이 관여하며 ‘시’의 수행을 돕는다. ‘시를 수행한다는 것’은 시를 하나의 사건으로 수용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때 사건은 ‘현존’ 그 자체에 집중함으로써 퍼포머와 관객-참여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문화적 실천을 이루어낸다. 이에 따라 ‘시’는 더 이상 시각적 충족의 대상으로서만이 아니라 몸으로 기억 되는 하나의 언어적 사건으로 다가 오게 하고, ‘시’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해석의 방법을 갖출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현존하는 사건으로 ‘시’를 경험함으로써 문제적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의 삶을 대비해 나갈 수 있는 전망을 얻게 한다.
스웨덴의 대중소설들이 최근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의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작가와 작품들 가운데 무명 작가였던 프레드릭 바크만(Fredrik Backman)과 그의 데뷔소설 『오베라는 남자(En man som heter Ove)』(2012)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은 감독 한네스 홀름(Hannes Holm)에 의해 영화로의 매체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소설뿐 아니라 영화에서도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 국내에 소설(2015)과 영화(2016)가 비슷한 시기에 소개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는데 본 연구에서는 『오베라는 남자』가 소설에서 영화로 매체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영화의 내러티브의 구조에 어떠한 변화가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내러티브의 구조 변화가 영화가 성공할 수 있었던 주요 배경이 되었는지 분석해보고자 한다. 특히 흥행하고 있는 많은 영화 가운데 ‘히어로 무비’로 불리며 영웅서사의 3막 구조를 유지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영화 도 배트맨이나 슈퍼맨같은 영웅과는 결이 다른 주인공으로 일상생활에서 있을 법한 일상적인, 소시민적 영웅으로 다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영웅서사의 구조적 측면이 지니고 있는 특징을 통해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는 성공적 특징을 지녔다는 가정하에 ‘영웅여정’ 개념을 통해 정립된 캠벨(Campbell), 보글러(Volger) 보이틸라(Voytilla), 그리고 배티(Batty)의 ‘영웅여정 단계’를 분석모델로 활용하여 『오베라는 남자』의 내러티브 구조를 살펴본다.
1920년대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이 이끌어 낸 결과만큼은 아니지만 무대와 객석의 관습화된 경계를 의심하며 동시대 러시아연극의 새로운 발화점이 될 만한 움직임이 포착되었던 때는 페레스트로이카라고 하는 정치 사회적 격변기를 전후로 해서이다. 1920년대 아방가르드 연극의 흐름이 창작자들의 연극에 대한 자기반성과 의심으로부터 시작되었듯 정치사회의 격변에 따른 내부적 요인은 물론이겠고, 서구 유럽연극의 흐름을 목도하면서 받게 된 외부적 충격도 한몫을 했었다. 여기에 포스트소비에트 사회에 새롭게 등장한 새로운 ‘연극대중-관객’은 러시아연극이 봉인된 무대를 해방시켜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된 궁극의 이유였다. 페레스트로이카가 가지고 온 국가 전반의 불확실성이 사회 불안정과 삶의 무력감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기는 했지만, 이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자유와 사회적 위치에 만족하지 않으며 충족되지 않는 것들에 대해 요구할 수 있는 특별한 연극대중-관객이었다. 본 연구에서는 포스트소비에트 연극의 새로운 소비주체로 등장한 연극대중-관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들로부터 촉발된 ‘봉인된 무대의 해체과정’을 추이하고, 동시대 러시아연극에서 관객의 참여와 무대와 객석의 상호소통의 문제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를 위해 엘렉트로극장스타니슬랍스키 개관과 함께 ‘새로운 과정성의 연극’이라 불리는 창작방법을 선언하며 관객을 ‘연극-프로젝트’의 주체자로 상정하는 보리스 유하나노프의 최근 작업을 핵심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연극의 본질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출발해 그것의 존재론적 숙의 과정의 결과가 동시대연극의 다양성을 만들어 왔듯, 유하나노프의 연극들은 동시대 러시아연극이 반복적 자기지시성의 궤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자극제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유하나노프의 무대를 통해 포스트소비에트 연극의 새로운 연극대중-관객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며, 이들이 가능하게 한 동시대 러시아연극의 한 양상에 접근가능하다.
본 연구는 개념적 혼성 이론을 토대로 연극 관객의 관객(spectating)을 인지적 관점에서 살펴본다. 개념적 혼성 이론은 양립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혼성되어 새로운 의미를 창출할 수 있음을 논증하는데, 이러한 시각은 배우와 인물, 허구와 실재 등 연극의 이중성을 수용하는 관객의 인지 과정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특히 혼성 공간이 불안정해지는 순간을 포착하여 혼성 공간 구성을 자극하는 인지적 압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시각과 전제를 토대로 본 연구는 이란 작가 술리만푸어의 를 분석한다. 다양한 혼성을 끌어내고, 구성된 혼성 공간을 재검토하게 만드는 의 이중성을 분석하면서 관객의 인지 작업에 접근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연구는 연극 관객에 접근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와 같이 독특한 실험성을 지니는 동시대 연극을 분석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또한 연극 이론과 인지이론을 융합하는 본 연구의 시각은 다양한 후속 연구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970년대는 한국연극의 비약적 발전과 함께 연극비평도 성장하고 제도적으로도 확립되며 본격적인 전문비평시대를 연 시기다. 비평전문지들이 속속 창간되면서 비평의 질적 양적 성장을 견인하였고, 일간지와 주간지를 중심으로 연극비평란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면서 젊은 연극비평가들이 대거 등장하였다. 여석기가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한상철이 부편집인을 맡아 1970년 3월 창간된 『연극평론』은 1970년대 연극비평의 성장과 제도적 확립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잡지이자 본격적인 연극전문지 시대의 개막을 알린 저널이다. 『연극평론』은 약 10년간 총 20호를 발행하며 현장 연극인들과 연극을 공부하려는 후학들에게 지적인 자극이 되어 주었다. 해외 연극의 최신 조류들을 가장 신속하게 전달하며 사실주의 일변도의 한국연극계에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경향을 소개하였고, 현대연극의 관점에서 우리의 전통연희에 접근하여 ‘한국연극의 미학’, ‘아시아적인 극’, ‘아시아적인 연극미학’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하고자 했다. 『연극평론』과 이를 중심으로 활동한 비평가들의 관점은 이후 한국연극계의 주류 담론을 이끌어갈 뿐 아니라 연극 정책과 제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본 연구는 『연극평론』의 편집과 구성, 수록된 기사 및 희곡의 성격, 비평가들의 연극관과 태도 등을 살펴, 1970년대 전문연극비평의 시대를 견인하였던 연극비평지 『연극평론』의 시대적 역할과 의미를 고찰한다.
연극학자 마빈 칼슨은 하나의 작품에 둘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21세기 세계연극의 중요한 특징이 될 것이며, 이에 따라 퍼포먼스 연구의 부상과 함께 상대적으로 경시되어온 연극에서의 언어문제가 재조명받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어의 배타적인 사용을 암묵적인 공식처럼 여겨온 한국의 연극무대 또한 최근에는 다중언어극을 선보이기 시작했으며, 특히 다민족·다중언어 국가 출신 극작가들의 작품을 번역해 무대화하는 경우 다중언어극의 언어문제는 매우 첨예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일례로, 2017년 여름, 국립극단은 ‘한민족 디아스포라전’이라는 이름 아래 다섯 명의 재외 한인극작가들의 작품을 무대화했는데, 이 작품 중 다수는 숙련도가 다른 한국어와 영어를 차별적으로 사용하여 재외 한국인의 정체성을 다루었으며, 이에 따라 한국무대에서는영어가 부분적으로 사용되거나 통역이나 자막이 도입되었다. 본고는 기획전 공연작 중 국내관객과의 소통 면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은 줄리아 조의 작품 를 중심으로 다중언어극의 미학에 대해 논 의하고자 한다. 먼저 줄리아 조가 작가로서 자리하고 있는 연극 지형인 아시아계 미국 연극의 역사에서 언어 사용이 어떠한 변화양상을 보여왔는지를 검토하여 가 다중언어극으로서 지닌 정치적, 미학적 의미에 대한 논의의 맥락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의 언어전략에 대한 분석을 통해 다중언어극은 아시아계 미국인 극작가들이 자신들의 정체성 탐구의 맥락을 미국 내 정치적 지형도에서 세계 환경으로 확장시키며, 이를 반영하기 위해 선택하고 있는 연극형식임을 논증할 것이다. 즉 아시아계 미국 연극의 언어전략의 계보학에 대한 고려 속에서 의 다중언어전략을 살펴, 최근 아시아계 미국 연극 지형에서 등장하고 있는 다중언어극은 세계화라는 문화현상 속에서 보편화되고 있는 디아스포라 정서와 경험을 담아내는 동시대 연극미학의 하나의 방식임을 논증코자 한다.